Beauty Care

화장품, 피부 기저층까지 갈까…‘흡수’의 진실

서정민 기자
2026-09-17 07: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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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층. 사진=ai 생성


‘피부 깊숙이 흡수된다’는 화장품 광고는 흔하다.

그렇다면 매일 바르는 화장품 성분은 실제 피부 가장 아래쪽인 기저층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일부 화장품 성분은 피부 가장 바깥쪽인 각질층을 넘어 피부 내부로 침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화장품이 기저층까지 유효성분을 충분한 농도로 전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부 표피는 바깥쪽부터 각질층, 과립층, 유극층, 기저층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각질층은 외부 물질이 피부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핵심 장벽 역할을 한다.

피부 침투 연구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념 중 하나가 ‘500달톤 법칙’이다.

일반적으로 분자량이 약 500달톤(Da)을 넘는 물질은 정상적인 피부 장벽을 수동적으로 통과하기 어렵다는 경험칙이다.

다만 분자량이 500달톤보다 작다고 해서 해당 성분이 곧바로 피부 깊숙이 침투하거나 기저층까지 도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분자량뿐 아니라 성분의 지용성 등 물리·화학적 특성과 농도, 제형, 피부 상태 등에 따라 침투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레티놀 등 일부 성분은 피부 내 침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특정 성분이 각질층을 통과해 피부 내부에서 검출됐다는 사실과 표피 최하층인 기저층까지 유효한 농도로 전달됐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성분은 피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각 피부층에 서로 다른 농도로 분포할 수 있고 일부는 피부 내에서 대사될 수도 있다.

따라서 특정 성분이 피부에 침투했다는 연구 결과만으로 기저층까지 충분한 양이 도달했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화장품의 효과를 단순히 ‘얼마나 깊이 들어가느냐’만으로 판단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보습제처럼 각질층에 머물면서 수분 손실을 줄이거나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것이 주된 역할인 제품도 있다.

반드시 기저층까지 도달해야 효과가 좋은 화장품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리포좀이나 나노 전달체 등은 특정 성분의 피부 전달이나 피부 내 분포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로 연구·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달 기술이 적용됐다는 사실만으로 전달체나 유효성분이 기저층까지 충분한 농도로 도달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 침투 깊이는 성분과 전달체의 특성, 제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 화장품에서 사용하는 ‘흡수’라는 표현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피부 연구에서는 성분이 각질층을 통과해 피부 내부로 들어가는 현상을 ‘침투’로 표현하며, 피부층을 통과해 더 깊은 조직으로 이동하는 개념과 구분하기도 한다.

따라서 ‘피부에 흡수됐다’는 표현만으로 어느 피부층까지 성분이 도달했는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결국 ‘피부 깊숙이 흡수’라는 문구만으로 화장품의 실제 침투 깊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정 제품이 기저층까지 성분을 전달한다고 강조한다면 단순히 ‘저분자’, ‘나노’ 등의 표현보다는 어떤 성분을 대상으로 어느 피부층까지, 어느 정도의 농도로 전달됐는지를 확인한 시험 결과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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